나는 배가 고팠다. 분명, 전라도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로망이 있을 것이다.
전라도의 푸짐한 인심과 밥.
근데 솔직히 목포는 도시라 그런가... 백반이 정말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반찬도 뷔페식이고. 실속없는... 아님 내가 맛없는 식당엘 갔겠지.
암튼 억지 배를 채우고, 묵다방이라는 곳엘 갔다.
묵다방은 옛날 일제시대... 아니 육이오가 지난 이후에도 예술가들이 몰려들었던
그런 다방이라고 한다. 한겨레21에 나와서 찾아갔는데
마침 동네 아주머니들이 있었다.
정확이 말하자면 동네 다방 마담언니들이라고 해야할까?
암튼... 커다란 배낭을 메고 들어온 내가 심상치 않았나보다.
주인 아주머니가 내게로 왔다. '젊은 처자가 여긴 어인일로?' 이런 눈빛으로...그래서 말했다.'
"신문에서 보고왔어요." "서울에선 굉장히 유명한 신문이에요." (정확히 말하면 신문은 아니지만..)
그러자 아주머니가 경계를 풀었다.
나는 프린트 해온 기사를 보여주면서 여기 너무 오고싶었노라고 말했다.
사실 서울 어디에 이런 공간이 있으랴? 그것도 옛날옛적 예술가들. 독립운동가들,
마을 어르신들의 아지트와 같은 그런 장소말이다.
커피값도 어르신들에게는 단돈 1500원에 대접한다.
묵다방은 여러차례 폐업의 위기를 겪었었다.
근데 그 때마다 카페 살리기 운동이 일어나 가까스로 연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옛날 예술가들의 모임터여서 그런지 벽에는 여러 그림들이 걸려있었다.
TV에서는 김대중 대통령 발인 뉴스가 나오고 있고, 나는 부른 배를 뉘이며 소파에 몸을 묻었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동네 아주머니들이 자리를 뜨고
묵다방 주인 아주머니가 "서울에선 이런 건 못 먹어"라며 해남 고구마를 내주셨다.
하~ 달달한 냉커피에 고구마... 맛있었지만 나는 정말 너무 배불렀다.
그래도 남길 수 없어서 꾸역꾸역 다 먹었는데...마지막엔 정말 목까지 고구마가 올라와 헛 구역질까지 했다. ㅋㅋ
계산을 하고 나가려는데, 유달산은 유달산은 갔다왔냐고 물으셨다.
사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갈 여력이 없었는데, 거긴 꼭 가야한다고 강력추천 하셨다.
갔다와서 다방으로 다시 오라며, 맛있는 거 사준다고 하셨는데.. 못 갔다.
나중에 꼭 다시 가서 감사인사를 드려야 겠다.
왜냐하면 유달산은 정말 멋졌으니까..
만약 묵다방 주인아주머니가 추천해주지 않았더라면 목포에서 최고의 순간을 놓칠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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