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영화를 보는 내내 펑펑 울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아래 눈꺼풀과 윗 눈꺼풀이 붙어있었다.
출근하는 날 이었으면, 그야말로 안습이었을 듯.
친구랑 20대 후반 녀자들의 인생을 논하며 거나하게 한 잔 하고 들어와서
더 감상적이 되었던 탓도 있겠지만, 영화를 보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
아내의 죽음 뒤에 남겨진 남편.
어머니의 죽음 뒤에 남겨진 아버지의 모습이 왜 그렇게 아프던지.
가슴절절한 사랑얘기여서가 아니라 그게 그냥 우리내의 모습같아서 더 아팠다.
부모님한테 정말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가장 가까이에 있던 사람의 부재는 일상의 한 부분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과 같다.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이었지만, 부재의 존재감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크게 다가온다.
그래서 있을 때 잘하라고 하나보다.
이 영화는 도리스 되리 감독의 작품이다.
스물다섯이었나? 청년백수 시절 이 감독의 영화 '파니핑크'를 보고 위안을 얻은 적이 있었다.
나는 특별히 누구누구의 감독 영화. 이러면서 챙겨보는 스타일은 아닌데
'파니핑크' 이후 도리스 되리 감독의 작품은 한 번 더 눈이 간다.
열렬한 팬은 아니더라도 이 감독의 영화라면 괜찮을 거라는 믿음이 생겨서다.
그녀의 영화에서만 느껴지는 잔잔한 파동도 좋고.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이 감독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지키게 해 준 영화다.
보아하니 독일에서도 엄청난 흥행기록을 세우고, 우리나라에서도 꽤 인기가 있었나보다.
역시 잘 만들어진 영화는 사람들이 다 알아본다.
술을 마시고 들어왔는데도, 영화를 보면서 맥주 두 캔 정도 더 마셨는데(것도 짜파게티를 안주삼아),
영화 종반부에는 거의 만취상태였다. ㅋㅋㅋㅋㅋ
사실 영화 내용보다는 그냥 나만의 분위기에 빠져서 펑펑 운 기억이 더 크게 남는다.
그리고 지금은 숙취까지. ㅋㅋㅋ
암튼! 있을 때 잘해야 된다. 이따가 집에 전화해야겠다.
떠나간 아내의 체취를 맡는 남편의 모습. 아 이 모습만 봐도 눈물나온다. ㅠㅠ
나 언제 이렇게 눈물이 많아진거지?
이렇게 정겨울수가! 나도 나중에 남자친구랑 이렇게 입어보고 싶다.
바다를 바라보며.